요즘 날씨가 부쩍 더워지면서 텃밭이나 농장에 심어둔 고추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죠? 저도 얼마 전 밭에 나가보니 벌써 곁가지가 제법 벌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아, 근데 이맘때쯤 초보 농부님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게 바로 지지대 세우는 방식이거든요. 보통 일자(1자)로 뚝뚝 박아서 끈으로 칭칭 감아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하면 나중에 후회할 일이 꼭 생깁니다. 고추는 자라면서 가지가 넓게 퍼지는 습성이 있어서, V자로 지지대를 묶어 고랑 사이로 바람이 시원하게 통하도록 만들어주는 게 정답이거든요. 오늘은 이 V자 묶기가 왜 좋은지, 그리고 어떻게 튼튼하게 세우는지 제 경험을 팍팍 담아 이야기해 볼게요.
일자 지지대 말고 왜 V자형을 고집할까?
보통 고추 모종을 심고 나면 그 옆에 얇은 막대를 하나씩 세워서 일자로 묶어주잖아요? 초기에는 어린 모종이 비바람에 쓰러지지 않게 딱 잡아주는 역할을 하니까 꽤 유용하죠. 하지만 고추가 본격적으로 크기 시작하는 여름철이 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고추는 이른바 '방아다리'라고 부르는 Y자 형태의 분지점이 생기고, 위로 올라갈수록 가지가 양옆으로 넓게 벌어지는 작물이에요. 그런데 이걸 일자 지지대에 바짝 붙여서 끈으로 꽉 묶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가지들이 억지로 오므라들면서 잎과 잎 사이가 빈틈없이 빽빽해져 버립니다. 잎이 서로 겹치면 당연히 안쪽에 있는 잎사귀들은 햇빛을 제대로 못 받고, 바람이 시원하게 통할 틈조차 없어지죠.
바람이 안 통하면 고랑 사이에 꿉꿉한 습기가 꽉 차게 되는데... 이게 바로 농부들의 영원한 불청객, 탄저병이나 흰가루병 같은 각종 곰팡이성 병해가 번식하기 딱 좋은 환경이거든요. 반면에 지주대를 V자나 Y자 형태로 넓게 벌려서 끈을 묶어주면 작물이 본래 자라는 모양 그대로 넉넉하게 품어주게 됩니다. 잎 사이사이로 따가운 햇빛이 골고루 쏟아지고 고랑 사이로 바람이 슝슝 통하니까 병해충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는 거죠. 확실히 작물이 스트레스를 덜 받아서 잎사귀 색깔부터 다르게 싱싱하게 자란답니다.
V자 묶기로 얻는 쏠쏠한 장점들
그럼 구체적으로 V자 형태로 지지대를 세우고 끈을 묶었을 때 어떤 점들이 좋아지는지 하나하나 짚고 넘어갈게요. 그냥 바람만 잘 통하는 게 전부가 아니거든요. 농사를 짓다 보면 몸으로 직접 체감하게 되는 엄청난 장점들이 숨어있습니다.
통풍과 채광의 극대화로 튼실한 열매
앞서 말했듯이 V자로 가지를 벌려주면 고랑 사이의 통풍로가 시원하게 확 열립니다. 여름철 아침저녁으로 이슬이 맺히거나 장맛비가 쏟아진 직후라도, 바람이 싹 스쳐 지나가면 잎사귀가 금방 뽀송뽀송하게 마르죠. 병균이 살포시 앉았다가도 습기가 없으니 금세 말라 죽어버립니다. 그리고 안쪽에 숨어있는 잎사귀나 작은 열매까지 햇빛이 골고루 닿게 됩니다. 식물에게 햇빛은 밥이나 다름없잖아요? 광합성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니 고추가 훨씬 더 크고 두껍게, 그리고 윤기 흐르게 열리는 건 당연한 결과죠.
방제 작업과 수확의 놀라운 편리함
농약을 치거나 영양제를 엽면시비할 때, 잎이 공처럼 뭉쳐있으면 약액이 속까지 절대 안 들어갑니다. 겉잎에만 잔뜩 묻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죠. 하지만 V자로 가지를 쫙 벌려놓으면 분무기의 약줄기가 구석구석 시원하게 닿아서 방제 효과가 훨씬 뛰어납니다. 벌레들이 숨을 공간도 없애버리는 셈이죠. 나중에 새빨간 고추를 수확할 때도 진짜 편합니다. 가지가 넓게 퍼져 있어서 열매가 밖으로 잘 드러나 있거든요. 잎을 뒤적거릴 필요 없이 눈에 보이는 대로 톡톡 따기만 하면 되니까 수확 속도가 두 배는 빨라지더라고요. 허리 아프게 쪼그려 앉아 일하는 시간을 확 줄여주니 농부 입장에서는 이보다 고마울 수가 없죠.
| 구분 | 일자(1자) 묶기 방식 | V자/Y자 묶기 방식 |
|---|---|---|
| 통풍 및 채광 | 잎이 뭉쳐 불량함 | 가지가 벌어져 매우 우수함 |
| 병충해 발생률 | 습도가 높아 병해에 취약함 | 건조가 빨라 병해 예방에 탁월함 |
| 작업 편의성 | 수확 및 약제 살포가 까다로움 | 열매가 잘 보여 작업이 수월함 |
| 초기 설치 | 비교적 빠르고 단순함 | 파이프와 끈 작업에 손이 조금 더 감 |
고추 지지대 V자로 튼튼하게 세우는 방법
아, 그러면 이 좋은 걸 어떻게 설치해야 할지 막막하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으니 천천히 따라 해보시면 됩니다.
우선 고추 모종을 심은 고랑을 따라 메인이 되는 튼튼한 지주대를 박아주세요. 보통 4~5포기 간격으로 튼튼한 철빈이나 굵은 파이프를 박아주는 게 뼈대를 잡는 데 좋습니다. 이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지지대를 수직으로만 세우는 게 아니라, 고랑 양쪽 바깥을 향해 비스듬히 눕혀서 전체적으로 V자나 Y자 모양이 되도록 교차해 꽂아주는 방식이 아주 효과적이더라고요. 양쪽으로 벌어지는 각도는 고추가 한창 자랐을 때의 폭을 감안해서 넉넉하게 넓혀주면 됩니다.
그런 다음 위쪽과 아래쪽에 유인줄, 즉 고추끈을 팽팽하게 연결해 주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보통 첫 번째 줄은 방아다리 바로 아래쪽에 매어주고, 고추가 크는 속도에 맞춰서 2단, 3단 위로 줄을 띄워주게 되죠. 고추가 자라면서 가지가 자연스럽게 벌어지면 이 V자로 벌려둔 끈 사이에 가지가 편안하게 얹혀서 기대게 됩니다. 억지로 모아서 묶는 게 아니라 작물이 뻗어가는 길을 만들어주는 셈이에요.
끈을 묶을 때는 그냥 훌렁훌렁 넘기면 절대 안 됩니다. 여름철 짓궂은 비바람에 끈이 밀리지 않도록 지지대와 만나는 지점마다 한 번씩 단단하게 꼬아서 매듭을 지어주는 센스가 필요하죠. 특히 태풍이 불어닥쳐도 끄떡없게 하려면 밭 양쪽 끝머리에 지지대를 엑스(X) 자로 단단히 교차해 박거나, 튼튼한 말뚝을 깊숙이 박아서 줄을 꽉 당겨 매주는 게 확실합니다. 이렇게 팽팽하게 텐션을 유지해 주면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도 고추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꺾이는 참사를 막아주거든요.
처음에는 일자 막대기 하나 툭 꽂고 마는 것보다 자재도 두 배로 들어가고 손도 많이 가서 번거롭다고 느끼실 텐데요. 저도 처음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이거 굳이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해야 하나...' 하면서 투덜거렸거든요. 근데 여름 장마철 지나고 빨간 고추를 수확할 때쯤 되면 그 노력이 몇 배의 수확량으로 확실하게 보답을 하더라고요. 주변 밭들은 탄저병 와서 다 뽑아낼 때, V자로 통풍을 뚫어준 제 밭의 고추들은 멀쩡하게 버티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해집니다.
늦기 전에 텃밭에 적용해 보세요
요즘 밭에 가보면 벌써 방아다리 위로 가지가 뻗어 나가는 게 눈에 보일 텐데요. 아직 일자 지지대만 꽂아두셨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고랑 양옆으로 지지대를 덧대어 V자 형태로 끈을 벌려줘 보세요.
통풍 하나만 해결해 줘도 고추 농사의 절반은 성공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약을 덜 쳐도 건강하게 자라고, 빨갛게 익은 고추를 바구니 가득 따는 재미를 제대로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농사라는 게 참 정직해서, 작물이 숨쉬기 편하게 만들어주면 그만큼 튼실한 열매를 내어주더라고요. 이번 주말에는 꼭 밭에 나가서 고추들 숨통부터 시원하게 트여주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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